여기는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 그리고 저같은 사람들이 서로 각자의 능력을 제공하고 남의 능력을 빌려 더 큰 하나를 만들어 가는 매커니즘을 가지고 돌아간다 느껴 왔습니다.


오늘 간만에 buena vista social club을 다시 들춰보다보니 아 이게 그러고보니 밴드와도 참 많이 닮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들 중에는 보컬 같이 기본적으로 좀 더 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저 뒤의 타악기 같이 스포트라이트를 거의 받지 못하는 이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자기 자리에 만족하며 앉은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합니다. 관심은 중요치 않습니다. 나 혼자선 못하던 일을 우리가 한데 모여서 비로소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밴드라는 전제하에.)


크게 욕심없는 이들 모두가 어렵사리 모여 그렇게 '세트'를 만들어 갑니다. 영화상에도 나오지만 각자 존재할 땐 아주 비루하고 잊혀져가던 사람들도 '세트'가 되니 세상을 놀라게 합니다. 그들이 우리에게 주는 감동은 오로지 '세트'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좋은 팀이 되기 위해 그 안의 멤버들에게 요구해야 할 것은 사실 아주 소박한 두 가지가 아닌가 합니다. 어느 작은 분야를 완전히 믿고 맡겨도 될만한 '전문성'과 다른 세션의 전문성을 갖춘 멤버를 신뢰할 수 있는 '존경심' 말이지요.


별로 안 소박한가요? :)


이 둘을 갖춘 멤버들의 합이라면 이는 정말이지 훌륭한 팀이 될 것입니다. 매번 환경 탓을 하며 next를 찾는 이가 있다면 우선 저 두 가지를 내가 갖췄는가를 좀 더 고민해봐야 것입니다.

 

어디서든 자기가 실력을 갖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면서도 또 고수를 찾으면 그들을 열심히 follow 하는 자세를 견지하다 보면 조금은 쓸만한 사람이 되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니 저는 존경하는 이들을 못 챙겨도 너무 못 챙기고 있군요. 멀리서나마 제 존경심엔 변화가 없으니 실력이라도 좀 키워서 계속 레버리지 해야겠습니다.

 

문득 '레버리지' 하니까 이런 방정식도 머릿 속에 휙 떠올랐습니다.

실력 * 타인에 대한 존경심 * 잦은 연락 = 좋은 관계


제가 개인적으로 연락이 참 약합니다. 연배가 다들 비슷하면 더욱 좋겠는데 그러지 못해 사실 좀 어려움이 있습니다. 나중엔 차츰 나아지겠지요.


타인에 대한 존경심은 매우 크고.. 지금으로선 실력 갖추기가 그나마 제 손으로 노력해 볼 수 있는 문제겠군요. 참~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