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Archives: February 2012

기본으로 돌아가 기본을 배우자. 쓰는 것보다 많이 벌면 되는 심플한 공식. 쓰는걸 줄이거나 버는걸 늘리면 되는 명확한 해법. 반성하고 기본부터 제대로 다시 배우자.

사람은 깊은 바닥에서 마주쳐봐야 진짜 모습이 나온다. 그리고 그 모습을 한 번이라도 목격하게 되면 더 이상 그 사람에 대해 들리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들어오지 않는다.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이거나 모두 마찬가지다. 깊은 바닥에서 마주친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이 선(善)이었다면 사람들이 악(惡)이라 악을 써도 나에겐 선한 것이고, 내면이 악이었다면 겉으로 선이라 찬사를 받고 세상의 존경을 받아도 나에겐 악인 것이다. 미디어의 프레임에 의해 확대 재생산된 모습이 아닌, 충분히 속일 수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만들어낸 이미지’가 아닌, 진짜 그 사람을 알려면 남이 매개한 그에 대한 이야기를 잘 걸러서 보고 들어야 한다. 깊은 바닥까지 가보는 것이 가장 좋지만 모든 사람과 그러기는 쉽지 않으니, 무엇보다 항상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언론이든 SNS든 남의 이야기는 부분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나에 대한 이야기도, 미디어나 사람을 통해 매개되었다면 반드시 걸러서 듣기를 바란다.

‘훌륭한 사장’이란 것이 똑똑한 몇 명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었다면 내가 이 일을 업(業)으로 삼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본의 논리와 과거의 성공으로 인해 닿을 수 있는 어느 수준의 입지가 있다면, 고행으로만 닿을 수 있는 입지 또한 분명히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이들이 끝내 더 오래갔고 결국 더 큰 꿈을 이뤄왔음을 나는 계속 목격해왔다. 이 길이 고행과 경험을 통해서만 비로소 단단해질 수 있는 길임을 잘 알기에 나는 내가 겪어온 어려운 길에 깊은 감사를 느끼고 있다.

스물, 그때로 돌아간다면 내 감정에 훨씬 솔직해졌으리라. 좋으면 좋다고 이야기했으리라. 대화가 통하는 아이에겐 더 친해지고 싶다고, 멋진 선배에겐 당신을 닮고 싶다고 다가가 이야기했으리라. 더 많은 선생님을 만났으리라. 나보다 먼저 똑같은 길을 걸었던 선배로서 그들의 경험을 하나라도 더 배웠으리라. 여행을 많이 다녔으리라. 그랬다면 내가 아는 세상 지평선이 지금보다 훨씬 넓어졌으리라. 사람들과는 더 깊은 추억을 만들었으리라. 아는 사람 잔뜩 만들 시간에, 친한 이들과 더 많이 보냈으리라. 영어를 공부했으리라. 세계와 연결되어 지금보다 훨씬 더 큰 꿈을 꿀 수 있었으리라. 인문학 책을 많이 보았으리라. 운동도 열심히 해 체력을 길렀으리라. 세상 모르고 놀았으리라. 일말의 후회가 없도록 놀았으리라. 내가 하려는 일의 본질에 대해 고민했으리라. 직업이 아닌, 직급이 아닌, 내가 이루고 싶은 꿈, 그리고 그걸 위해 해야할 일들의 실체에 대해 심도있게 고민하고 또 고민했으리라.

여러모로 스물이란 나이는 너무나 어설펐다. 모든 것을 할 수 있지만 동시에 모든 일에 서툴기 짝이 없는 나이. 그래서 또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이제 나의 스물이 간다. 여전히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지 모른 채로, 구멍 숭숭 뚫려 바람새고 물새는 채로 이렇게 떠밀려 나의 스물도 간다. 아뿔사, 졸업이다.

자정 넘어 녹초가 되어 집으로 들어와 습관처럼 TV를 켰는데 안나온다. 잊을만하면 찾아오는 SK의 네트웍 장애. 무언가 스크린이 필요해 반사적으로 아이패드를 집어 들었더니 이것도 와이파이가 안돼 무용지물이다. 컴퓨터를 할 수도 없다. 책은 읽기 싫고 그냥 멍하니 소파에 앉아 핸드폰의 3G 네트웍을 보며 약간의 안도감을 느낀다. 네트웍이 끊기니 내가 집에서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다. 반성할 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생각해볼 문제다. 앞으로의 가정에서는 더할 것이다. 지금 자라나는 디지털 네이티브들에게 off-line 상황은 엄청난 공포일지 모른다. 태어나서부터 거의 한번도 겪어본 적 없는 일일테니. 생각해보니 노트북에 다운받아 놓은 드라마가 한 편 있다. 그나마 다행이다. 어찌보면 네트웍에 대한 두려움이라기보다 새로 소비할 컨텐츠가 없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지 않나 싶다. 네트웍은 그 컨텐츠를 매개하는 수단이고. 그러고 보면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컨텐츠 네이티브라 불러도 무방하리라. 만약 off-contents 상황이 오면 그들은 마음을 가다듬고 사색을 하거나 책을 집어들 수 있을까? (물론 책도 좋은 컨텐츠지만 여기서는 좀 더 동적인 의미의 컨텐츠를 말하니까..) 컨텐츠 네이티브 세대의 수요를 충족하려면 앞으로는 지금보다 수십, 수백배는 많은 컨텐츠가 생산되어야 할 것이다. 관련 산업에 백년대계로 투자해 놓는 것은 어떨는지. ;-)

한정된 자원으로 좋은 서비스 만든다는 것, 이건 완전히 체력전이다. 정신은 또렷한데 몸이 못따라간다. 에고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