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Archives: January 2013

우리의 소중한 주사위를 던지며.

무슨 결과가 나오든 한 가지는 확실히 얘기할 수 있다. “더 열심히 못할 정도로 열심히 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이제 5시간 후면 우리가 작년 2월에 처음 이야기를 나누고 4월부터 개발에 들어간지 10개월 만에 ‘솜노트 for Kakao’, ‘솜투두 for Kakao’가 나온다.

카톡에 최초로 입점하는 비게임 앱일 뿐더러 카톡 계정과 연동되는 최초의 비게임 앱이다.

이 순간을 위해 정말 지난 10개월을 나를 포함해 모든 직원들이 쉬지도 못하고 앞만 보고 달려 왔다. 그렇기 때문에 후회가 없다.

처음에는 너무나 부족한 앱이었고 반쪽뿐인 연동이었지만, 중간에 세 번 이상 오픈이 연기되며 계속 발전을 거듭해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우리 팀은 그 사이 쉬지도 못하면서 힘을 잃지 않는 좋은 팀이었으며, 카카오팀 역시 참 일 잘하는 멋진 파트너였다.

시험지를 다 풀어놓고 채점 결과가 나오기 몇 시간을 채 안 남긴 상황에서 나의 감정을 기록해 놓는 것은 과정 자체가 정말 치열하고 멋진 시간이었음을 기억하기 위해서다.

사실은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지만, 그래도 제품 하나에 초집중한 지난 1년은 정말 행복했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이제 우리가 갈고 닦은 소중한 주사위를 조심스럽게 세상에 던지니, 부디 좋은 결과 또한 나왔으면 좋겠다.

당신, 실기(失機)했어.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기회가 주어진다. 그런데 그 기회를 잘 살릴지 못 살릴지에 따라 운명이 판가름난다. 미리 갈고 닦으며 준비를 많이 해왔다면 자기에게 주어진 작은 기회를 잘 살려 다음에 더 큰 기회를 쥐게 될 것이고, 작은 기회조차 잘 살리지 못하면 더 큰 기회는 커녕 지금 이만한 기회조차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게 된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그 일에 임했더라도 결국 상사로부터 인정받지 못했거나 시장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면 그것은 그냥 실력이 없었던 것이다. 무슨 변명을 늘어 놓더라도 아직 그 기회를 살릴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 없었던 것이다.

나 역시 최근에 그런 일이 있었다. 일본에서 좋은 파트너가 손을 잡자고 했는데 내가 다른 더 좋은 파트너가 있나 알아보며 차일피일 시간을 끌었다. 그러다 내가 다시 그 파트너에게 연락했을 때 그 회사는 이미 우리랑 일을 안하기로 결정했다고 일언지하에 통보해왔다. 나는 스스로 이번 기회에 있어 실기(失機)했다고 느꼈다. 이것은 다른 무슨 변명을 늘어 놓더라도 그냥 내가 그 기회를 잡을 실력이 아직 부족했던 탓이었다.

그런 일은 회사와 회사간의 관계에서도 일어나고 회사와 직원간의 관계에서도 항상 일어난다. 회사는 믿음을 보여주기 위해, 또는 없던 믿음을 갖기 위해 때때로 실력보다 과도한 일을 직원에게 맡겨 보지만, 이것은 엄청난 성과를 만들어 내거나 또는 완전한 실망으로 끝나곤 한다. 전자는 아무도 관심 가져주지 않을 때에도 홀로 갈고 닦던 실력이 기회를 만나 빛을 발하는 사례이고 자연히 연봉도 높이며 회사의 인정과 좋은 커리어를 만들어 나가게 된다. 후자는 차라리 처음부터 ‘못한다’고 하면 좋았을 것을 서로에게 큰 상처만을 남기고 안좋게 끝나게 된다. 이 경우는 그냥 허무하게 실기하는 것이다.

실기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아무도 관심 가져주지 않을 때부터 미리미리 노력하고 대비하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간절히 소망하며 기다리고 있어야 할 것이다. 사람들은 종종 자기에게 무슨 엄청난 기회가 온지도 모르고 그냥 흘러보내곤 한다. 그러고는 맨날 자기에게는 기회가 오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이겨놓고 싸운다”

“이겨놓고 싸운다.”는 말을 잊지 말자. 철저한 준비 끝에 이미 다 이겨 놓고 등판하는 것. 이번 주는 정말 열심히 이겨놓고 싸워야 하는 주가 될 것이다. 힘을 내자. 과정을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자. 나는 할 수 있다. 너는 할 수 있다. 생각할 시간에 하나라도 더 행동으로 옮기자.

두려움

만약 지금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일을 스스로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끝낼 수만 있다면, 결과를 보지 않고도 어느 강가쯤 가서 그냥 펑펑 울어버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너무나 중요하고 너무나 어려운 일을 지금 우리가 하고 있다. 너무 무섭고 너무 두렵다. 일하면서 이렇게 두려울 수 있다니 그동안 얼마나 잘 모르고 오만했는가 싶다.

남은 시간 정신 똑바로 차리고 할 일을 해 나가면 끝내 살아남게 될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남은 시간 정신 똑바로 못차리면 살아남지도 못할 것이다. 두려움을 안고 온 힘을 다해 오늘을 살아야겠다.

모바일 요지경

#1. 최근 카톡 게임 ‘다함께 차차차‘의 성공 배경에는 CJ E&M 전직원(게임 부문 외 방송 부문 포함)이 의무적으로 초대장을 보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찾아보니 CJ E&M 전직원이 2,500명 수준이라 하고 최고로 많이 초대장을 보내 사내에서 상(100만원 상품권)을 받은 직원이 1,800명 정도에게 초대장을 날렸다고 하니 대략 직원 1인당 평균 80명씩에게 초대장을 보냈다고 쳤을 때 서비스 초기 나흘간 최소 20만명에게 초대장을 보내고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앞으로 다들 이런 식으로 하면 중소개발사나 개인개발자가 만든 게임이 성공하기는 갈수록 요원해질 것이다. 그런 의미로 삼성이 카톡 게임에 들어가면 시장을 평정하지 않을까? (+ 의무가 아니라 팀 회식비 걸고 이벤트성으로 한 것이었다는 CJ E&M 직원분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의무보다는 애사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니 독자 여러분의 객관적 수용을 바랍니다.)

#2. 앞으로는 유통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카톡 같은 플랫폼에 실려 나가는 제품(특히 게임)의 경우 해외에서 성공한 것을 1) 빨리 2) 잘 만들어서 3) 우리 조직이 할 수 있는 한 최대 물량의 초대로 실어 보내는 것. 그것이 성공으로 가는 패스트 트랙일 것이다. 다른 얘기로, 한국 사람들은 앱스토어 랭킹에 특히 집착적이어서 마케팅 대행사들은 Top25에 올려주고 800만원, Top10에 올려주고 1,500만원을 받기도 한단다. 댓글이나 별점 없이 뜬금없이 1등을 하고 있는 앱의 경우 대개 이렇게 돈을 쓴 사례라고 보면 될 것이다. 요즘은 거의 모든 개발사가 최소한 CPI(설치당 2~300원 광고비 지출) 마케팅이라도 하기 때문에 중소개발사나 개인개발자가 제품만 좋다고 앱스토어 상위 랭킹에 저절로 올라갈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상당히 순진한 발상이다.

#3. 다음이 모바일에서 밀린 이유는 역설적으로 업계에서 가장 먼저 전직원에게 아이폰을 일괄 지급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다. 2009년 12월 아이폰 국내 출시와 동시에 다음은 전직원에게 아이폰 3GS를 지급했는데, 이 때문에 직원들이 굳이 안드로이드(특히 갤럭시) 구매를 하지 않았고 그래서 시장 주도권이 안드로이드로 바뀌어 가는데도 계속 아이폰만 이용해 왔다는 것이다. 또한 이미 아이폰에 익숙해진 사용성 때문에 폰 바꿀 때에도 아이폰으로 바꾸고.. 그래서 네이버가 안드로이드에 올인하는 전략을 펼 때 대응이 늦어졌다는 것이다. 직원 개개인의 차이가 있겠지만 참고할만한 이야기다.

#4. 네이버가 ‘Wonder’라는 패션 SNS를 준비중이란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네이버 앱이 가진 막대한 트래픽을 기반으로 모바일의 무수한 버티컬 영역에 하나씩 앱을 배치해 띄워주는 것이 당연한 전략이겠지만 참으로 얄미운 것이 사실이다. 당장 우리와 겹치는 네이버 메모가 있고, 캘린더, 가계부 등등 거의 모든 버티컬 유틸리티를 이미 다 만들었다. 심지어 최근에는 개인개발자들의 영역이었던 알람시계까지 만들었다. 이제는 스타일쉐어캠퍼스스타일아이콘 같이 작은 스타트업들이 노력하고 있는 스트리트 패션 영역에까지 버티컬 서비스를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저런 식으로 줄줄이 계속 더 나오겠지. 참 얄밉고, 참 잘하는 네이버다.

#5. 올해 네이버(+라인), 카카오톡, SK플래닛(+T스토어) 등이 플랫폼으로서 경쟁하지 않을까 싶다. SK플래닛은 비교적 약하지만 T스토어라는 유통 채널과 앱 하나에 TV 광고까지 가능한 자본을 쥐고 있으니 자체 서비스를 부스트할 정도의 플랫폼으로는 충분히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카톡은 국내 모바일 생태계 전반을 위한 플랫폼, 네이버는 자체 버티컬 서비스 부스트를 위한 플랫폼(+ 네이버의 버티컬 앱들을 LINE이 선전하고 있는 일본과 동남아로 진출시키기 위한 플랫폼 기능까지 더해)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밖에 방송, 공연, 게임, 이제는 인터넷 비즈니스(interest.me) 까지 조금씩 하려고 하는 CJ E&M도 소형 플랫폼으로의 잠재력이 있다. 유통 채널을 쥐기 위한 노력이 올해 더 가속화될 것이다. 유통 채널이 되려면 오래가는 킬러 서비스가 하나씩은 있어야 할 것이고. 메신저 다음으로 킬러가 될 것은 무엇이 있을까. 정말 끝난걸까?

#6. 대기업들이 모바일에 올인하는 올해, 중소개발사와 개인개발자들은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나. 해외에 올인하거나 국내 플랫폼 중 하나에 착 붙어 공생하는 전략을 취해야지 않을까 싶다. 불확실한 해외에 올인하기는 리스크가 크니 먼저 국내에서 1등하고 나가자고 생각한다면 일단은 이 대기업들의 플랫폼 전쟁에서 어중 뜨다가 괜히 새우등 터지는 일이 없도록 어딘가 한곳에 착 붙어 확실히 성장하는 전략을 취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어쨌든 모바일 세상은 요지경, 뜬금없이 누군가 승자가 되고 누군가 패자가 되는 두렵고 재미있고 알 수 없는 마켓이다. 사람은 그저 최선을 다하는 수 밖에.. 이루는 것은 결국 하늘이라는 사실을 더 절절히 깨닫는 요즘이다.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는 사람

그제 SBS 리더의 조건에 방영된 제니퍼소프트와 이원영 대표에 대한 찬사가 어제 내내 쏟아졌는데, 나도 가보니 홈피는 마비되고 제니퍼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어떻게 해야 입사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빗발쳤다. 그런데 사람들이 크게 간과하고 있는 부분은 자유가 주어졌을 때 스스로 일을 찾아서 문제없이 끝내 놓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즉 굳이 출퇴근시간 제약이나 회사에 붙어있는 시간을 정해놓지 않아도 그 사람은 알아서 일을 척척 끝내고 자기 맡은 바 소임은 누구보다 뒤지지 않게 하는 사람이라야 비로소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이 제니퍼의 사옥과 ’7시간 일한다’는 겉모습만 보고 이를 꿈의 직장이라 여기는 것이 몹시 웃프다. 물론 일만 죽어라 시키고 돈은 박하게 주는 직장도 이 세상에 얼마나 많겠느냐마는 적어도 스타트업 하는 사장들에게 그런 복지, 자유로운 환경을 주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도 수년간 우리 회사에 온갖 새로운 복지 프로그램을 도입해 보았지만 결국 얻은 결론은 한 가지다. 회사에서 주어지는 모든 자유란 누릴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만 주어져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책임은 다하지 않으면서 자유만 추구하는 사람은 자유를 주는 회사에 있을 자격이 없다. 대기업도 아닌데 우리 회사가 편해서 남아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짐을 싸야 한다. 치열한 노력도 않고 자유를 부러워하는 것은 로또를 기다리는 일과 별반 다르지 않다. 내 생각에 제니퍼 사람들은 사장이 수영장 지어주고 7시간 일을 시켜도 알아서들 하는 사람인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저 모든 것들을 얻은 것이다. 기본적으로 놀면서도 매출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신뢰를 얻은 것이다. 내가 자유를 주려고 무진장 애를 써온 사람이기 때문에 이 점은 분명히 이야기할 수 있다. 자유는 응당 누릴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주어져야 마땅하고 그렇지 않다면 더 이상 편한 직장으로 남아서는 안된다. 특히 벤처는 더더욱. 우리는 지금 갈 길이 아주 멀다.

자유를 지켜주려는 이원영 대표의 노력에 존경을 보내지만 사람들이 간과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자유를 얻기 위해 팀원 개개인이 갖춰야 하는 탁월한 능력과 막중한 책임을. 학창시절 내내 놀던 사람이 직장생활하면서도 놀게 자유를 달라하면 이는 어불성설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그런 사람이 너무나 많다.

이 글이 생각보다 과도하게 퍼져나가서 읽으신 분들 중에는 때로 불쾌하거나 오해하시는 분들도 있으신 모양입니다. 인간의 존엄과 자유는 당연히 누구나 누려야 하지만, 자율을 얻기 위해서는 노력과 책임이 따른다는 의미였습니다. 저야말로 직원 복지나 위계질서 없는 기업문화에 가장 많이 노력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때때로 느끼는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부디 오해는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본의 아니게 불편을 드린 분들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더 멋진 새해를 시작하며.

2012년은 시작부터 다이나믹했고 일년 내내 외주 뛰며 제품 만드느라, 그마저도 여름에 돈이 없어 몇달 월급 밀려가며 참 어렵게 지나온 것 같다. 오래 기억에 남는 뜨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한 해의 일들을 정리한 글을 지난 주말 카페에 앉아 거의 만 자 가까이 썼는데 그냥 안올리고 덮어두련다. 다 쓰고 나니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힘들게 시작해 웃으며 끝낸다.’

웃으며 새해를 맞을 수 있게 해준 위자드웍스의 자랑스런 동료들, 우리의 든든한 우군인 존경하는 주주들, 그리고 솜노트를 사랑해주는 고마운 고객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 더불어 언제나 굳은 신뢰를 견지해주는 친구들, 후배들에게도 감사를 전한다. 한해동안 좋은 가르침 주신 선배들, 많은 자극 준 업계 동료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표하고 싶다. 그들 모두의 덕에 우리가 지난해 오래 노력한 제품을 낼 수 있었고 부족한 가운데서 계속 배워가며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해갈 수 있었다. 새해에는 우리가 더 집중하며 노력할테니 분명히 더 좋은 제품이 될 것이다.

새해 내가 잡은 목표는 1) 근면성실한 삶의 시작 2) Work-life balance를 통한 신체적/정신적 건강 찾기 3) 남 눈치 보지 않고 무엇이든 더 도전하며 살기로 정했다. 1번은 부끄럽지만 처음으로 목표해 보는 가치이고, 2번은 계속 목표했으나 달성하지 못한 것이라 새해엔 더 노력할 목표이고, 3번은 어느새 너무 선배들 눈치를 보고 있는 내 모습에서 강점이 사라지고 있음을 발견해서이다. 새해에는 생소한 일, 생소한 방식이라도 필요하다 싶으면 더 빨리, 많이, 자주 도전해 볼 것이다.

아무쪼록 열심히 살아서 2013년을 마무리하는 순간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활짝 웃을 수 있기를 바래본다. 더불어 이 조촐한 독백 블로그를 방문해주시는 분들께도 깊은 감사와 새해에도 잘 부탁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새해에는 다들 어떤 힘든 일이 와도 과정 자체를 담담히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 꾸준히 열심히 살다보면 또 한해의 마지막에 모여 다같이 웃을 수 있을 것이다. 2013년, 이 멋진 새해에 우리 모두에게 용기와 지혜와 끈기가 함께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