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 사랑에 보답하고픈 빈 수레로서.

지난달 어느 방송에 나간 이후로 모르는 사람들이 문자 카톡 페북 메일 전화 등등 가능한 모든 매체로 감당하기 어려울만큼 많은 연락을 취하고 있다.

덩달아 아는 사람들의 메세지에도 본의 아니게 답을 하지 못했다. 너무 많은 연락 폭탄에 ‘곧 시간내서 답해야지 답해야지’ 하다 한참 시간이 지나고 말았다. 미안함은 부담으로, 부담은 점점 연락포기로 바뀌어간다.

사람들의 메세지를 보고 있노라면 감사함도 크지만 나 스스로는 사실 슬픔이 앞선다. 내가 그들에겐 성공한 사람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나는 여전히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는데..

대중적 관심이 아주 처음은 아니기 때문에 이제 곧 이 순간적 관심도 사라지고 나는 내가 잘하지 않으면 싸늘히 잊혀질 것이라는걸 잘 안다. 예전 어릴 땐 인기가 대단한건줄 알았지만 이제는 안다. 그것은 순간적이고 사람들은 늘 새로이 사랑할 대상이 필요하다는 것을.

나는 내 업을 잘 하지 못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내가 스스로 기업인으로의 본분을 잊고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에 흥분하며 조금만 까불면 바로 업의 전문성을 잃고 그저 요란한 빈 수레가 되어버릴 것이다.

나는 때론 더 부담스럽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것이, 우리 업계에 있는 사람들은 튀는 것을 싫어해 실력과 무관하게 누군가 대중적 관심을 받게 되면 더욱 더 매서운 눈으로 가혹하게-진퉁이 아닌 쌈마이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 상황에서 업의 본질을 준수하며 업계에서 계속 쓸모있는 제작자로 인정 받으려면 남들보다 두 배 세 배는 더 잘 하는 수 밖에 없다. 누가 비난하더라도 계속 긴 과정의 합으로, 그리고 내가 만드는 작품으로 냉정한 평가를 받는 수 밖에 없다.

고로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해야 한다. 너무 튀어서도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밖에서 저렇게들 하루가 멀다하고 이야기를 들려달라 소원하는데 문 닫고 있을 수만도 없다. 그저 남들보다 더 노력하여 공부 열심히 하고 계속 좋은 제품 만들고 세상에 이야기도 나누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다.

그 노력이 지속되면 누군가는 내 진정성에 동조해 줄 것이고 내 제품, 내가 하는 회사에도 긍정적인 힘을 보태려고들 할 것이다. 첨엔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이들도 천천히 하나 둘 씩은 변화하는 이가 있을 것이다.

어쨌든 한 번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거북목이 되어가며 일했지만 여전히 업계의 남들보다 두 배 세 배 실력으로 압도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아직 남들의 성공 언급에 먼지만큼도 동의할 수 없는 것을 보면..

두 배 세 배로 잘 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너무나 곤혹스럽다. 나를 잘 아는 사람, 수많은 모르는 사람들까지도 그들의 기대에 부흥하며 살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물론 나는 노력할 것이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겠지만 그들이 원하는 속도에 맞추지 못하는 날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는 다짐하건데 오버페이스는 하지 않을 것이다. 남이 무엇을 기대하든 거짓으로 나의 실력을 부풀린다거나 현재 취할 수 있는 것보다 많은 것을 욕심내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솔직하지 못하고 욕심부리는 때가 곧 이 바닥에서 진정으로 떠나야 할 사람이 되는 때라고 생각한다.

아직 나는 이 바닥에서 여전히 할 일이 많고 업계의 선후배, 동료들과 웃으며 함께 일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껏 적어도 떳떳하고 솔직하게 해왔고 잘하진 못해도 계속 노력하며 도전하고 있으니.

현재진행형으로 성공에 도전하는 사람으로써 사람들의 기대를 받는다는 것은 어려서부터 어찌나 부담스러운 일이었는지 모른다. 다행히도 아직까지는 부담에 매몰되지 않고 덕분에 많이 배우며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나를 노력하고 뛰게 만드는 주위의 많은-내가 아는, 또는 내가 모르는- 분들께 감사함을 느낀다.

내 주위 사람들은 언제나 나의 부족함을 인내해 주었고 좋은 배움의 방향으로 잘 이끌어 주었다. 언젠가는 그들에게 그동안의 기다림와 가르침에 보람을 느끼는 날을 꼭 만들어주고 싶다.

비난의 이면

신기한게 결국 남에게 부러우면 그 사람을 욕하게 되는게 아닌가 한다. 이래저래 욕할 이유를 찾아내서 열심히 전파하며 타인들까지 설득시키지만 사실 거기에 부러움과 두려움이 있는 것이다.

고로 우리가 누군가가 전에는 안그랬는데 갑자기 타인을 욕하는 빈도가 잦아짐을 느끼게 되면 그 사람이 전하는 메세지 자체를 볼 것이 아니라 그 이면을 보는 것이 보다 진실을 보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를테면 이런 것들-그 사람이 열등감을 느끼는 누군가가 생겼구나, 그 사람의 자존심이 요새 많이 떨어졌구나, 자신감이 없구나, 타인의 성장으로부터 두려움을 느끼고 있구나-처럼 말이다.

그리하면 남들이 비난의 메세지만 보고 동조할 때 그 이상의 것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나도 그동안 이 블로그 등을 통해 여러모로 감정적 표출이 많았던 것 같은데 앞으로는 주의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