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Archives: June 2013

훌륭한 마라토너들 사이에서.

승자는 결국에 한 명이기 때문에 내가 몸담고 있는 분야의 여러 훌륭한 회사들과 그 회사의 인품 좋은 대표님, 담당자들과 경쟁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사실 좀 안타깝다. 자연인으로 만났으면 하나같이 좋았을 분들이 여기 몸담고 계신데 그렇다고 우리라고 상황이 여유롭지는 않기에 더욱 절실히 날을 세우고 일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것을 서로 다들 어느정도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은 상황일뿐 차후 또 다른 일로 만나게 될 때에는 서로 웃으며 지금을 회상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물론 예전 열심히 하던 게임회사가 망하고 나서 과거를 추억할 때마다 안좋은 기억만 떠올라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이번엔 반드시 이길 수 있도록 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성장은 온전히 자신의 것

며칠전 창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멘토링 할 기회가 있었는데, 아직 팀이든 아이템이든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지 않아 무슨 이야기든 제대로 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있는 그대로 이야기해주고 마지막엔 진심으로 응원하며 기쁘게 잘 끝났지만 그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면서 문득 나의 선배들 생각이 났다. 까마득한 선배들이 보실 때 나의 모습이 지금도 딱 이렇겠구나 싶었다. 내 딴에는 열심히 한다고, 전보단 좀 나아졌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아예 어떤 선배는 나와 차원이 다른 수준에 계시기 때문에 그가 하는 말이 무슨 소린지도 난 아직 이해 못하고, 내가 하는 이야기도 그 선배 입장에선 도무지 현실적 답을 줄 수 없을 정도로 수준 낮은 것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즉, 백날 나에게 가르침을 주려고 하는 높은 선배 입장이 이해가 잘 안되던 것이 정작 내가 그런 후배를 만나보니 바로 이해가 갔다. 나도 누군가에게는 몹시 답답한 후배였을 수 있겠구나 생각하니 새삼 참 부끄럽다. 내가 어릴 때는 자존감과 자신감 넘치고 열정과 파이팅만 가득했기 때문에 나에게 안된다고 조언하는 선배 말을 들으면 반성하고 수정하기보다는 ‘내가 꼭 이길거야’하는 오기만 커지곤 했다.

그날도 후배들에게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했지만 아마 100% 이해가 안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결국 자기 단계에 맞는 가까운 멘토를 만나 걸음마부터 배워가며 올라가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다 잘 성장해 있으면 이제 나중에 다시 만나 제대로 된 멘토링을 가질 수도 있고 또 금세 나를 뛰어 넘을 수도 있다. (실제로 그런 몇몇 팀이 있어서 잘 기억하고 있다.) 제대로 된 성장과 준비의 시간을 갖기까진 무슨 말을 해도 무슨 소린지 잘 모른다. 나도 지금도 선배들이 많은 말씀을 해주지만 무슨 소린지 잘 못 알아들어 선배들이 답답해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결국 내가 깨달아야 하는 부분이고 그러기 위해 일정한 시간이 필요한 것 아닌가 한다.

다양성을 지키기 위하여.

나는 그들이 설사 내 의견과 맞지 않는다 하더라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다양성을 존중한다. 누군가 마이너리티라는 이유로 핍박받거나 메이저리티의 논리를 강요받는다면 나는 이 사회가 절대로 장기적으로 건강하게 흘러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세상의 절대다수의 논리에는 언제나 그와 반대편에서 다른 관점을 제시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며 그들이 보는 새로운 시각이 없을 경우 이 사회는 지극히 편향된 사고만 하며 다른 관점 따위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고 할 수도 없다고 믿어버리게 된다. 즉 또 한 분야의 문이 닫히고 고정관념에 사로잡힌다. 만약 이 사회의 많은 부분이 하나둘씩 ‘절대 다른 대안이나 관점이 있을리 없다’고 간주되고 치부되면 될수록 이 사회는 재미없어지고 탐구할 대상이 사라지고 곧 공부와 연구, 도전과 혁파, 혁신, 열정과 희열 같은 미래지향적 가치는 사라지고 수구, 유지, 안정, 보편, 맹목과 같은 현행유지의 가치만 남게될 것이다. 이 사회의 모든 안정된 것에는 다 혁신할 가능성이 있고, 많은 이들이 동일하게 사고하는 것을 색다른 관점으로 보았을 때 더 큰 충격과 깨달음을 줄 여지가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사회에 다른 관점을 제공하는 마이너리티를 케어해야 하고 모든 정보, 사람, 종, 비즈니스, 아이디어, 컨텐츠, 행태, 방법의 다양성을 지키고 존중하고 응원하고 장려하고 확대해야 한다. 누군가 그들의 다양성을 해치거나 확대가능성을 저해하는 일을 하고 있거나 향후 저해할 가능성이 있을 때 우리는 경각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그가 내가 경각심을 갖고 지켜본다 한들 꿈적이지 않는 거인이라 할지라도 다양성을 존중하는 나 개인이 포기하고 아무 행동도 하지 않으면 다양성은 결코 지킬 수 없다. 개인들은 연대함으로써 부족하나마 힘이 나온다. 거인을 상대로 주먹으로 싸우겠다고 하면 당연히 승산이 없겠지만 대신 입을 모아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소수 개인의 자각과 연대, 고함과 요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소리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아예 침묵하고 있는 것보다 많은 것을 바꿀 수가 있다. 최소한 거인이 스스로 자성하고 지금부터라도 변화할 생각을 한 번이라도 갖게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현재의 욕심이나 미래의 잠재적 욕심을 조금 줄이거나 늦추는-또는 늦추는 시늉이라도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거인의 보복이 있을까봐 두려워서 또는 노력해봐야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생각에 아직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못했던 또다른 개인들을 일깨워 그들이 함께 연대할 용기를 갖도록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 모든 엄청난 변화들이 곧 문제를 인식하고 행동을 하기 시작하는 어느 한 두 사람의 개인들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나는 다양성을 존중하기에 이 사회의 다양성을 위기에 빠뜨리는 주체가 있다면 그것이 비록 거인이라 할지라도 앞으로 나부터도 용기를 내기로 했다. 그것이 어떤 의협심이나 명예욕, 연예인병이 들어서가 아니라 다만 이제 내 나이 서른에 내가 믿는 가치를 세우고, 줏대를 지켜야지만 이 한몸 살다 감으로 인해서 이 세상을 보다 아름답게 만드는데 조금이나마 일조할 수 있지 않을까해서다.

불확실성

가만 있으면 상황에 아무런 변화가 없을 때에는, 특히 리소스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라면, 위험해 보이는 일일지라도 일단 무엇이든 해보는 것이 맞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일단 해보고 후회하더라도 나는 가만 있는다고 아무런 변화가 없느니 일단 무엇이든 해보고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 경험 축적 또는 조직적 co-learning를 위해서라도 옳다고 본다. 대부분의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지만, 개중에 한 두 개가 터져서 우리에게 다음이라는 기회를 계속 열어주곤 한다. 우리가 지난 시간 그렇게 살아남아 왔고, 그러므로 오늘도 가만히 앉아 기다리고 있으면 안된다. 제품에 무엇이든 시도를 해보고 마케팅도 될성 부른거 다 해보며 결과를 가지고 판단해야 한다. 미래의 불확실성을 헷징하는 좋은 방법은 가만히 기다리다 확실한 일만 찾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아무도 시도 안해본 새로운 방법을 찾아 그것을 누구보다 많이, 먼저 해보는 것이 아닌가 한다.

제3의 눈

세심한 전략이 없는데 자원이 남아서 하는 일은 많은 경우 실패로 돌아가고 전략만 잔뜩 있고 구체적인 실행을 이끌 손발이 없는 경우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조직에 너무 ‘브레인’만 많아도 계획만 즐비하고 산으로 가지 않나 이 말이다. 또한 살다보면 아직 그럴 위치가 아닌데 잘된 사람들 어설프게 따라하는 바보들이 있고, 실행을 해내지 못하면서 무책임한 약속만 늘어놓는 사짜들도 있다. 그런데 이 모든 케이스들이 당사자들은 ‘나는 아니야’라고 이야기할 수백가지 이유가 있고 내부적인 고민이 있다. 그래서 타인의 시선으로 자신을 냉정히 바라볼 수 있는 ‘제3의 눈’을 뒤통수 어디쯤 항상 달고 다니는 훈련을 해야하는 것 아닌가 싶다. 최소한 내가 남들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 한번이라도 생각하며 살면 오버해서 걷던 부끄러운 걸음은 멈추게 되고 나태하게 살던 일상은 더 뛰게 되니 나중에 크게 망신당할 일 없이 롱런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위자드웍스의 사명

우리 회사 대학생 참여 프로그램인 위자드웍스 마법학교 친구들에게 이번 기수에 별로 해준게 없어서 수료를 2주 앞두고 IT 업계와 광고 등 유관 업계 대표님들과의 멘토링과 회사 견학을 해주고 있다. 대표님들이 대개 내 지인들이다보니 나도 시간 내서 모든 멘토링과 견학에 쫓아다니고 있는데 학생들뿐 아니고 나 스스로도 배우는 것이 참 많다. 사람간에 비교도 되고 곰곰이 생각해 볼 거리도 많이 생긴다. 가만 보면 한 사람의-그것도 많은 것을 이루며 살아온 사람의- 인생을 약 두 시간만에 응축적으로 들으며 받는 에너지가 어마어마하다. 학생들이 주가 되고 나는 구석에서 듣기만 하는데도 멘토들이 들려주는 각기 다른 과정, 생각, 미래에 빨려 들어간다. 그러고보면 한 사람의 인생 전 과정을 가감없이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살면서 의외로 별로 없는 것 같다. 사실 요 며칠 멘토링을 연달아 진행하며 피곤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매번 참여하는 학생들의 눈빛이 바뀌고 표정이 밝아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 회사가 장기적으로 참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멘토링이 끝날 즈음 혼자 구석에서 내가 마법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위자드웍스의 대표라는 사실이 새삼 참 감사했다. 비단 마법학교 친구들뿐 아니라 요즘 솜노트의 지표 향상에 기뻐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우리 멤버들, 그리고 지금은 각계로 퍼져나가 너무 잘하고 있는 위자드웍스와 마법학교의 옛 멤버들까지도. 만약 이들의 삶에 이 멋진 회사가 없었더라면 새로운 자극을 받을 기회도, 삶의 방향을 틀 결심도, 새로운 도전의 계기도 줄어들었거나 아주 없었을지도 모른다. 비록 우리가 아직 돈을 크게 못벌었으되 지난 8년간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새로운 시도를 보이며 직원이나 마법학교가 아니더라도 얼마나 많은 이들의 삶의 과정에 아주 적게나마 영향을 미쳐왔을까를 생각하면 그 험난하고도 멋진-아마 내 인생에서 다시는 비슷하게 겪지 못할- 항해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이 얼마나 큰 영광이었는지 새삼 하늘에 감사할 따름이다.

하늘이 나의 부족한 능력을 위자드웍스라는 남루한 배와 잘 만나게 하여 서로 어떻게든 부여잡고 태풍을 만나든 해적을 만나든 겨우 살아내며 지금까지 열심히 항해하게 했다. 우리 배는 여전히 남루하지만 거기 타고 있는 나와 우리 멤버들은 이제 폭풍우를 어느정도는 대비할 줄도 알게 되었고 해적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조금은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긴 ‘생존을 위한 항해’를 하는 사이에 어느새 수많은 주위 배들과 선원들, 그리고 막연히 바다를 동경하거나 궁금해하는 항구의 사람들에게까지도 크고 작은 꿈과 희망을 보여온 것 같다. 자만하는 것이 아니라-자만할 하등의 이유도 없을뿐더러- 그냥 돌아보니 마치 가랑비에 옷 젓듯 우리의 항해가 누군가에게는 어떤식으로든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생각하니 지나온 시간이 너무나 감사했다. 바로 그 감사함을 오랫동안 기억하고자 여기 남겨둔다. 우리가 타인의 삶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며 달려온 이 멋진 항해는 헌신적인 크루들이 없었다면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 배는 여전히 바다 위에 당당하게 떠있고 나는 그 배가 참 자랑스럽다. 썩 크지는 않아도 그 배엔 남다른 영혼이 있고 오랜 항해의 상처들이 곳곳에 새겨져있기 때문에. 앞으로 또 누군가 멋진 크루들이 계속 이 배에 올라타 이 땅의 수많은 젊은이들의 삶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이 회사의 사명을 이어가며 살기를 바란다.

문득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이 떠올랐다. 여기 등장하는 ‘블랙펄’은 가장 큰 배도 아니고 휘황찬란 멋진 배도 아니다. 다만 가장 노련한 배다. 나는 오래 항해하고도 여전히 바다를 열망하는 위자드웍스가 바로 이 블랙펄을 닮지 않았나 생각한다. 많은 배들이 블랙펄을 꿈꾸지만 아무나 블랙펄이 될 수는 없다. 그것이 내가 이 회사를 존경하고 사랑하며 우리가 지금뿐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항해를 통해 만나는 이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의 씨앗을 열심히 뿌리려고 하는 이유다. 우리 회사가 아니면 안되니까. 그것이 어느새 8년차가 된 위자드웍스의 중요한 사회적 약속이자 사명이다. 사람들이 너무 혼자 오버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상관없다. 나는 진심이니까. 좋은 제품 만들면서 사회성원들에게도 긍정적 변화를 적극적으로 퍼뜨리는 회사를 만드는 것만큼 가치있는 일이 또 있을까? 위자드웍스가 10년, 20년을 맞이하는 날에도 이 가치와 사명을 절대 잊어버리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나를 아는 조직

누구나 자기를 인정하고 알아봐주는 조직에 열성을 다하기 마련이다. 나만해도 전혀 안유명하고 전혀 안화려한 조직임에도 잊지않고 정을 주는 그룹이 있는가하면, 업계 유명인사들이 잔뜩 포진한 남들이 끼고싶어 안달난 그룹임에도 정이 안가 참여 않는 모임도 있다. 그 차이가 뭔가 곰곰이 보면 결국 함께하는 사람들이 나를 진정으로 아끼고 일원으로 생각하는가인 것 같다. 구성원들이 나를 진정으로 아끼고 나를 그룹의 중요한 일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느껴질 때, 그런 곳에 가장 마음을 주고 오랜시간 열성으로 참여하게 된다. 조직에서 내가 얻어먹을 것이 있나 해서 나가는 것이 최하위요, 조직의 리더들이 나를 특별히 아껴 불려 나가는 것이 그 다음이고, 가장 좋은 것은 조직의 멤버들이 나를 생각하고 보고파 하는가 그것인 것 같다. 거기에는 거창한 조직의 목적이나 비전이나 약속이나 리워드 따위는 별로 중하지 않다. 이 사람 사는 것의 기본 이치를 회사에도 적용하지 못할 것은 무엇일쏘냐. 어떤 조직을 가나 결국 나의 존재를 인정해주고 믿어주고 존중해주는 곳이 바로 이 한몸 열성을 다해 한바탕 신나게 비벼볼 곳이 아니겠는가. 우리 회사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신명나게 열성을 쏟을 터전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