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자드웍스의 사명

우리 회사 대학생 참여 프로그램인 위자드웍스 마법학교 친구들에게 이번 기수에 별로 해준게 없어서 수료를 2주 앞두고 IT 업계와 광고 등 유관 업계 대표님들과의 멘토링과 회사 견학을 해주고 있다. 대표님들이 대개 내 지인들이다보니 나도 시간 내서 모든 멘토링과 견학에 쫓아다니고 있는데 학생들뿐 아니고 나 스스로도 배우는 것이 참 많다. 사람간에 비교도 되고 곰곰이 생각해 볼 거리도 많이 생긴다. 가만 보면 한 사람의-그것도 많은 것을 이루며 살아온 사람의- 인생을 약 두 시간만에 응축적으로 들으며 받는 에너지가 어마어마하다. 학생들이 주가 되고 나는 구석에서 듣기만 하는데도 멘토들이 들려주는 각기 다른 과정, 생각, 미래에 빨려 들어간다. 그러고보면 한 사람의 인생 전 과정을 가감없이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살면서 의외로 별로 없는 것 같다. 사실 요 며칠 멘토링을 연달아 진행하며 피곤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매번 참여하는 학생들의 눈빛이 바뀌고 표정이 밝아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 회사가 장기적으로 참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멘토링이 끝날 즈음 혼자 구석에서 내가 마법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위자드웍스의 대표라는 사실이 새삼 참 감사했다. 비단 마법학교 친구들뿐 아니라 요즘 솜노트의 지표 향상에 기뻐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우리 멤버들, 그리고 지금은 각계로 퍼져나가 너무 잘하고 있는 위자드웍스와 마법학교의 옛 멤버들까지도. 만약 이들의 삶에 이 멋진 회사가 없었더라면 새로운 자극을 받을 기회도, 삶의 방향을 틀 결심도, 새로운 도전의 계기도 줄어들었거나 아주 없었을지도 모른다. 비록 우리가 아직 돈을 크게 못벌었으되 지난 8년간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새로운 시도를 보이며 직원이나 마법학교가 아니더라도 얼마나 많은 이들의 삶의 과정에 아주 적게나마 영향을 미쳐왔을까를 생각하면 그 험난하고도 멋진-아마 내 인생에서 다시는 비슷하게 겪지 못할- 항해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이 얼마나 큰 영광이었는지 새삼 하늘에 감사할 따름이다.

하늘이 나의 부족한 능력을 위자드웍스라는 남루한 배와 잘 만나게 하여 서로 어떻게든 부여잡고 태풍을 만나든 해적을 만나든 겨우 살아내며 지금까지 열심히 항해하게 했다. 우리 배는 여전히 남루하지만 거기 타고 있는 나와 우리 멤버들은 이제 폭풍우를 어느정도는 대비할 줄도 알게 되었고 해적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조금은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긴 ‘생존을 위한 항해’를 하는 사이에 어느새 수많은 주위 배들과 선원들, 그리고 막연히 바다를 동경하거나 궁금해하는 항구의 사람들에게까지도 크고 작은 꿈과 희망을 보여온 것 같다. 자만하는 것이 아니라-자만할 하등의 이유도 없을뿐더러- 그냥 돌아보니 마치 가랑비에 옷 젓듯 우리의 항해가 누군가에게는 어떤식으로든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생각하니 지나온 시간이 너무나 감사했다. 바로 그 감사함을 오랫동안 기억하고자 여기 남겨둔다. 우리가 타인의 삶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며 달려온 이 멋진 항해는 헌신적인 크루들이 없었다면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 배는 여전히 바다 위에 당당하게 떠있고 나는 그 배가 참 자랑스럽다. 썩 크지는 않아도 그 배엔 남다른 영혼이 있고 오랜 항해의 상처들이 곳곳에 새겨져있기 때문에. 앞으로 또 누군가 멋진 크루들이 계속 이 배에 올라타 이 땅의 수많은 젊은이들의 삶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이 회사의 사명을 이어가며 살기를 바란다.

문득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이 떠올랐다. 여기 등장하는 ‘블랙펄’은 가장 큰 배도 아니고 휘황찬란 멋진 배도 아니다. 다만 가장 노련한 배다. 나는 오래 항해하고도 여전히 바다를 열망하는 위자드웍스가 바로 이 블랙펄을 닮지 않았나 생각한다. 많은 배들이 블랙펄을 꿈꾸지만 아무나 블랙펄이 될 수는 없다. 그것이 내가 이 회사를 존경하고 사랑하며 우리가 지금뿐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항해를 통해 만나는 이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의 씨앗을 열심히 뿌리려고 하는 이유다. 우리 회사가 아니면 안되니까. 그것이 어느새 8년차가 된 위자드웍스의 중요한 사회적 약속이자 사명이다. 사람들이 너무 혼자 오버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상관없다. 나는 진심이니까. 좋은 제품 만들면서 사회성원들에게도 긍정적 변화를 적극적으로 퍼뜨리는 회사를 만드는 것만큼 가치있는 일이 또 있을까? 위자드웍스가 10년, 20년을 맞이하는 날에도 이 가치와 사명을 절대 잊어버리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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