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 터오는 바다 한 가운데서.

예전엔 구축함에 레이더 달고 기껏해야 운하나 떠다녔다면, 이제는 돛단배에 연장 하나 달랑 들고 바다 한 가운데에 나온 그런 기분이다. 너무나 두렵고 외롭다. 하지만 물론 나의 돛단배가 쉽게 침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미 숱한 폭풍우를 정면으로 부딪히며 이곳까지 나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완수해야 할 명확한 미션이 하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만들고 있는 제품에 대해, 몸담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그래도 남보다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 대양에 구축함을 끌고 나온 이들이나 더 큰 항공모함을 몰고 나온 집단이 있다 할지라도, 내 돛단배가 항해를 성공적으로 마치지 못할 하등의 이유는 없는 것이다. 우리 배는 휘청일지언정 계속 항해중이고, 느릴지언정 앞으로 나아가고 있기에. 그렇다고 바다에 내릴수도, 육지에 지원을 요청할 수도 없다. 오로지 방법은 정신 똑바로 차리고 큰 배들 사이에 깔려죽지 않는 길을 찾아 정면돌파 하는 수 밖에 없다. 의지할 사람은 우리 돛단배 안의 선원들뿐이고, 함께 대양을 헤쳐갈 사람도 오로지 그들뿐이다. 이 바다를 건너는 일은 앞으로도 당연히 험난하겠지만, 만약 우리가 보란듯이 건넌다면 구축함이나 항모 타고 온 이들보다 몇 배는 더 자랑스럽게 기억될 것이다. 돛단배의 선장인 나는 그렇게 할 것이고, 우리는 반드시 살아 돌아가 더 훌륭한 다음 항해를 준비할 것이다. 그땐 이미 처음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한층 더 강인하고 노련한 뱃사공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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