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의 자산

오늘 나보다 먼저 사업을 시작해서 10년째 한 회사를 하고 있는 선배를 오랜만에 만났는데 참 기분이 좋았다. 선배도 나도 성장해가고 있는 느낌이다. 하긴 시간 쓰고 몸 쓰고 했는데 배우고 성장이 없다면 모조리 헛일 한거겠지.

집에 가며 나중에 우리가 돈 많이 벌면 평소에 열심히 했던거 알고 있는 사장들 어려울 때 몇천 정도는 그날로 융통해줄 수 있는 스타트업의 그라민뱅크 같은거 만들자는 이야기를 했는데 마음이 짠했다.

돈 꾸어도 보고 빌려 주기도 해본 이들만 할 수 있는 exit 이후의 플랜이 아니겠는가 싶다.

누군가에게 돈 꾸러 전화하기 직전, 전화를 할까 말까 혼자 한참을 망설이는 순간이 있다. 그렇게 어려움을 무릅쓰고 전화하거나 찾아온 사람에게는 돈을 꿔주든 그렇지 않든 진심으로 따뜻하게 대해주어야 한다. 어떤 마음으로 나에게 어렵사리 전화했고 어떤 용기로 찾아오기까지 했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도 꿔줄 형편이 안되어 거절해야 할 때는 그 마음 알기에 곱절로 미안하다.

선배와 나는 걸으며 이 이야기에 정확히 공감했다. 그리고는 우리 같이 고생한 사람들이 많이 성공해야 생태계가 더 많은 이들을 사려깊게 챙길텐데 하는 생각도 했다.

아무래도 어려서 큰 돈을 번 사람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없이 망해간 회사들도 대표의 절망과 좌절, 직원들의 고난이 똑같이-어쩌면 훨씬 더 크게- 있었다는 사실을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런 점에서는 차라리 젊을 땐 내가 직접 많은 것을 보고 수화기 들고 고민도 해보며 주위 사장이 하나둘 떠날 때의 그 망연자실한 표정과 마음들을 처절하게 겪어보는 것이 나중에 오히려 큰 깊이의 자산이 되지 않을까 한다.

아직 무지하게 멀었다. 많은 사람의 마음을 깊이있게 이해하려면 나는 지금보다도 훨씬 더 많이 오래 다방면으로 깨어져봐야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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