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의 댓가

요즘엔 진짜 내가 어떻게든 회사를 살려내려고 발버둥을 치다보니 회사 주위의 바운더리 안에서만 내가 너무 좁게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20대 때는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딱 회사일만 했다. 죽어라고 했다. 연애도 운동도 여행도 거의 못하고 그냥 주중이고 주말이고 상관없이 오로지 일만 했다. 그렇게 해서 회사를 살려내고 다시 계속 다음 모멘텀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며 성장시키고 있지만 그 댓가가 너무 큰 것 같다는 생각을 이제서야 해본다. 만약 내가 회사를 지키지 못했더라면 오히려 그 바운더리를 본의 아니게 벗어나 더 넓고 다양한 경험을 했을지도 실은 모를 일이다. 그래서 젊을 때는 무엇이 잘된거고 무엇이 안된 것인지를 판단하기가 무척 어렵고 성급한 것 같다. 아무튼 굳건히 잘 살아남아 이런 얘기를 할 기회라도 가질 수 있는데 감사하고 아직 내 일천한 생각을 들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물론 감사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분명 크게 잃은 것도 많다는 사실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가 없다. 분명히 처음에는 내가 선택한 길이었지만 중간에는 내가 선택했다기보다는 살기위해, 또는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이나 익숙한 일에 대한 관성으로 흘러온 면이 상당히 컸다. 사업이 원래 그런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시작은 내 의지로 하지만 과정과 끝은 내 맘대로 시점과 형태를 거의 정할 수 없는 것. 나도 나름대로 오래 짱구를 굴려 과정과 끝을 설계하지만 그대로 된 적이 거의 없다. 내 내공 부족이겠지마는 그런 점에서 연속적으로 회사를 세우고 매각하며 그 과정과 끝을 (내외부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을 포함하여)비교적 통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선배들은 정말 존경스러울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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