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았지만 노련한 위자드호를 타고.

내가 요새 어떤 느낌이냐면 난파 수준의 배를 타고 폭풍우 쏟아지는 바다를 건너는 느낌이다. 배가 아주 낡았어도 이제는 꽤 노련하고 처음 맞는 나쁜 상황쯤은 어느정도 즐길 수 있을 정도도 되었다.

어제는 예상치 못한 일로 5천 남짓한 돈을 갑자기 잃게 생겼는데 이제는 그런 억울한 순간에도 오히려 정신 단단히 차리고 배 몰고 오로지 앞으로 나아갈 생각만 하게 됐다.

요리조리 방향타 잘 돌리고 균형 잡으며 앞으로 전진하지 않으면 우리 배는 침몰한다. 그 일이 당장 내일이라도 올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무슨 일이 터져도 오로지 전진에만 집중해야 한다.

집채만한 파도가 와도, 배에 구멍이 숭숭 뚫려도 잘 전진해 이곳을 빠져나가면 우리는 생존할 것이고 또 전열을 가다듬어 계속 항해할 채비를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마치 이 블랙펄과도 같은 어마무시한 위자드라는 배를 운항할 수 있는 선장이어서 얼마나 큰 영광인지 모른다. 우리는 매번 배를 살리고 다음 서비스로 새 모멘텀을 만들지만, 거꾸로 그런 배에 타고 있어 우리도 엄청나게 많은 경험을 하고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것 같다.

하여 앞으로도 처음 만나는 어떠한 두려운 순간이 내 앞에 펼쳐진다 하더라도 이 일을 시작한데 대해, 위자드를 8년 넘게 이끌어온데 대해 일말의 후회도 없다. 내가 또 이겨내면 그것은 나만의 자산이자 아무나 들려줄 수 없는 특별한 이야기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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