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결심을 하나 했습니다. 앞으로 당분간만이라도 온전히 '제 시간'을 살아야겠다는 것입니다. 수 년을 정신없이 살다가 최근에 문득 캘린더를 열어보니 제 일상의 7할은 강의, 인터뷰, 모임 등 남을 위한 시간이더군요.

실제 강의나 인터뷰를 하는 시간은 한 두 시간이지만 그 한 두 시간 만나는 이들에게 최대한의 만족을 주기 위해 사실 뒤에선 수십 시간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른바 '위젯 이반젤리스트'로 자청하고 나섰던 2007년 이후로 지금까지 저는 거의 매주 수십 시간을 남의 만족을 위해 사용한 셈입니다.

그래서 한 5월부터인가 저희 홍보팀에 주문한 일은 회사 일과 직접 관련이 없는 청년 창업이니 기업가 정신이니 하는 인터뷰 요청들을 모두 정중히 거절하는 것이었습니다.

6월부터는 그동안 만난 분들이 감사하게도 여기저기 불러주신 여러 모임들에 나가지 않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모임들에는 저마다 너무나 훌륭하신 분들이 많지만 제가 계속 남의 시간을 살다간 머잖아 그 모임들에 낄 수 없는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시작했습니다. 아무쪼록 저를 불러주신 감사한 분들께는 이 지면을 빌어 넓은 양해를 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7월 이 달부터는 조금 더 나아가 강의를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강의는 제 시간을 잡아먹는 매우 큰 요인입니다. 청중은 언제나 새로운걸 원하고 기왕이면 더 재밌기를 바랍니다. 저 역시 기대에 부응하지 않고는 못베기는 성격이라 굉장히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그래서 그걸 일부러 좀 끊기로 했습니다.

제가 요즘 이렇게 하나씩 제 시간을 되찾으려는 노력을 하면서 종종 오해하시는 분들도 만났습니다. '저기는 인터뷰 해놓고 우리가 해달라니 안해주네?'라거나 '이제 우리 모임은 필요없다 이거지?'하는 제게는 매우 듣기 힘든 이야기들이었습니다.

혹시나 그런 오해를 하시는 분들이 계시거나 또는 앞으로 비슷한 오해를 하시는 분들이 생길까봐 제 개인적인 결심을 오늘 이 글로 분명히 밝혀두는 것입니다. 머잖아 제가 더 좋은 인터뷰이가 되고 더 좋은 모임 멤버로 거듭나기 위해 잠시 제 시간을 온전히 사용하려는 것이니 제 주위 모든 감사한 분들의 양해를 거듭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요즘 루비콘게임즈를 새로 세우고 소셜 게임을 만들면서 한 가지 깨달은게 있습니다. 다름 아니라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것입니다. 현재 국내 소셜게임 업계 1,2위인 안철수연구소의 사내벤처 고슴도치플러스와 선데이토즈는 요즘 굉장히 좋은 게임들을 적시에 내놓으며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이렇게 승승장구하는데에 사람들은 단지 '조금 빨리 시장에 진입했다'거나 그저 '운이 좋았다'고 말하며 자신들도 맘만 먹고 창업을 하면 누구나 고슴도치나 선데이토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고슴도치는 똑똑함과 겸손함을 두루 갖춘 송교석 팀장님의 리더십 아래 2007년부터 OpenID 서비스 IDtail, Digg.com과 유사한 펌핏 등 이렇다 할 성과를 못낸 여러 실패를 거듭한 끝에 2008년 누구보다 먼저 오픈소셜의 가능성을 발견해 현재의 빛을 보게된 것입니다.

선데이토즈 역시 한게임에서 플래시게임 개발팀장으로 숱한 플래시게임을 직접 개발해 온 이정웅 대표님의 전문성과 오랜 이해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모습이 있을 수 있는 것이지요. 그 역시도 이미 2008년부터 facebook에 RPG게임을 만들어 넣을 수 있는 개발툴을 개발했다 참패를 경험했기 때문에 지금의 선데이토즈가 있을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요즘 그들이 이미 앞서 걸었던 길을 우직하게 다시 따라서 걸어보고 있습니다. 그들이 이미 작년 10월에 내놓았던 미니게임들을 우리는 이제야 내놓고 있고, 그들이 요즘 선보이고 있는 멋진 시뮬레이션 게임들을 우리는 이제서야 개발하고 있습니다.

제가 경영학에서 배운 이론대로라면 후발주자는 이른바 '차별화 전략'을 써야만 선발주자를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남이 하지 않고 있거나 하지 못할 일들을 해야만 그들을 이길 수 있습니다. 소셜게임을 예로 들면 남이 가지 않는 플랫폼에 들어가거나 남이 만들지 않는 게임을 만들거나 또는 회사의 역량을 개발이 아닌 다른 곳에 쏟는 것들이 차별화의 예가 되겠지요. 하지만 저는 루비콘게임즈의 모든 구성원이 완전히 우직한 길을 걷게 하기로 했습니다.

작년에 네이트가 앱스토어를 연다며 위자드웍스를 찾아왔을 때 저는 '남들이 다 소셜 게임을 하니 우리는 소셜 앱을 해야겠다'거나 '남들이 개발에 치중할 때 우리는 마케팅을 더 잘할 방법을 찾자'라며 온갖 잔꾀를 부리다가 후에 크게 후회했습니다. 제가 마케팅에 치중하기 위해 대학생 마케터 수십 명을 뽑아 트레이닝하고 있을 때 고슴도치와 선데이토즈는 우직하게 게임을 개발해 요란한 홍보 없이도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지요.

그래서 제가 깨달은 배움이 바로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것입니다. 요새 보면 무슨 시뮬레이션 게임들 소스를 디컴파일해 내부 구조를 보고 뚝딱 비슷하게 만들어 버리겠다거나, 우린 맘만 먹으면 지금 소셜게임 하는 업체들보다 훨씬 잘할 수 있다거나 하며 당장이라도 고슴도치나 선데이토즈가 될 수 있을 것처럼, 또는 한 술 더 나아가 당장이라도 Zynga나 Playfish가 될 수 있다고 외치는 팀들을 만날 수 있는데 이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였습니다.

세상에 절대로 공짜 점심은 없습니다. 그들이 그렇게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요. 그래서 당장 가진 것도 없으면서 내가 그들이 되고자 하면 크게 체합니다. 제가 바로 우직함 말고 다른 방법이 있을까 꾀를 부리다 꼴등을 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그럼에도 다시 한 번 해보겠다고 팀을 꾸려 돌아온 사람이기 때문에 이것 하나만큼은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배웠던 것을 우리도 배워야만 하고 당장 우직하게 가는 것이 손해인 것 같아 보여도 길게 보면 지금 한참 뒤에서 손으로 이삭을 주우며 가는게 언젠가 같은 밭에서 농사를 지을 때 우리만의 경쟁력이 될지도 모르는 입니다. 지금의 1,2등이 똑같이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이같은 깨달음은 사실 지난 수 년간 '팩트보다 포장'을 중시하는 PR을 담당해 온 사장으로서 대단히 큰 생각의 변화입니다. 하지만 올해 초 루비콘을 창업할 때만 해도 '사짜' 냄새 폴폴 풍기며 게임 업계의 겸손한 분들께 의구심을 품게 만들었던 저의 막연한 의지가 그나마 조금은 건전하게 실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변화라고 믿고 싶습니다.

최근에 바로 이런 일련의 깨달음이, 앞서 제가 인터뷰를 끊고 모임을 끊고 강의를 끊어야만 했던 중요한 이유가 된 것입니다.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탈난다고 저도 우려가 되긴 하지만 적어도 지난 한 두 달이 제겐 전에 없이 스스로 일을 계획하고 실천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점에서 계속 해보려고 합니다.

아무리 공짜 점심은 없다지만, 혹시 또 모르지요. 제가 이렇게 온전히 제 시간을 써가며 언젠가 지금보다 가치 있는 사람이 되면 여러분께 공짜 점심을 보다 자주 대접하는 사람이 되어 있을지도요. :)

그리고 편으론 그동안 잘 알지도 못하면서 배설해 놓은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제 같은 이야기는 가급적 안하려고 해요. 그럼에도 위젯과 스마트폰 앱, 그리고 소셜 게임 등 사업과 기술에 관한 발표나 인터뷰는 물론 계속 할겁니다. 그건 온전한 제 일이잖아요. :)

어쨌든 앞으로 쓸데없는 얘기 다시는 안하겠다는 각오로 그동안 온갖 곳에 배설해 놓은 것들을 아래에 한꺼번에 정리해 놓고 갑니다. 아래 배설물들도 틀어보면 같은 이야기 하고 또 하고 합니다. 이제는 제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야 할 때이지요.

자, 동지들이여 힘냅시다.
언제가 될지 모를 공짜 점심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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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설물을 들춥니다




- 표철민 올림

간만에 재미난 리뷰글입니다. 최근에 2개월 간 헛개나무 프로젝트 '쿠퍼스'를 시음할 기회를 갖고 있어요. 그래서 공짜로 얻어 먹는데 한 번쯤 시음평은 남겨야 것 같아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이게 한국야쿠르트에서 나왔는데.. 야쿠르트는 아니라고 합니다. 기능성 음료라네요? 요새 인기있는 헛개나무 추출물을 듬뿍 넣어 간 기능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제 경험을 말씀드리면 최근 몇 주간 쿠퍼스를 주 2-3회씩 마시면서 술을 마셔도 빨리 안취하는 놀라운 경험을 했다는 겁니다. 기분 탓인가요? 그리고 직업의 특성상 술을 많이 마시게 되는데 새벽에 들어와 아침에 나가며 요거 하나를 딱 먹고 나가면 그래도 뭔가 관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 기분이 좋답니다.

저는 숙취해소음료로 첨엔 컨디션을 먹다가 모닝케어로 바꿨다가 다시 컨디션으로 돌아왔는데 그 이유가 바로 컨디션이 헛개나무로 중무장해 돌아왔기 때문이었습니다. 이건 신문에서 본건데 식약청에서 인정한 기능 개선 식품은 헛개나무 추출물과 또 하나-지금 이 순간 기억이 안납니다- 이렇게 둘 뿐이라 들었습니다. 덕분에 헛개나무 농가가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하지요 허허.

쿠퍼스 전에 한국야쿠르트가 그 유명한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을 내 놓았기 때문에 자연스레 기능성 야쿠르트 이미지가 강한 것 같은데, 조금 고급 야쿠르트로 소비자들이 인식해도 저는 전혀 나쁠 것 없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리뷰는 처음 쓰지만 매번 마시면서 리뷰 쓸 생각하며 성분을 열심히 봤는데 뭐가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유산균은 물론이거니와 매실 엑기스, 벌꿀 엑기스 등등이요. 해서 꿀꺽꿀꺽 넘기며 몸에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마시고 있습니다. :]

그리고 중요한 '맛'은 처음에는 좀 새로운 맛이라 젊은 사람들이 즐겨찾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몸에 좋은걸 넣다보니 좀 쌉싸름해요. 그래서 달콤한 맛을 내는 매실 엑기스나 벌꿀 등을 넣은 것 같습니다. 근데 그 독특한 맛이 한 서너 번 먹으면 거의 적응이 되고 한 1-2주 마시면 오히려 찾게 됩니다. 이제 약 한 달 가량 마신 저는 이제 그 달콤쌉싸름한 맛을 이 글을 쓰면서도 기억해 수 있답니다. 진짜로~

두 달 간의 체험이 끝나면 저는 배달해 마실 계획입니다. 결코 빈 말이 아님을 알리기 위해 조만간 트위터로 인증샷 한 번 찍어 올리지요. 가만 생각해보면 매번 술 마시고 숙취 줄여 보겠다며 사먹는 컨디션, 모닝케어가 5천 원인데 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대등한 용량의 헛개나무 추출물을 마시며 간을 생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그냥 야쿠르트라면 사실 직장인 남성이 딱 땡길 이유가 없었는데 직딩의 가장 일상적이고 고통스러운 부분, 그러면서도 한국 직딩으로 피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한 술과 함께하는 일상 속에 매우 필요한 아이템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럼 여러분도 한 번 고려해 보세요.
간 보호는 일찍부터 할수록 좋습니다. 한 번 망가지면 돌려놓기 힘든 장기니까요.

이상, 표철민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오늘은 2010년 4월 30일이었습니다. 막 정신없이 살다가 우연히 오늘이 제가 이 모든 일들을 시작한지 딱 10년이 되는 날이라는걸 알게 되었지요. 사람은 앞으로 살면서 뒤로 곱씹는 동물이기에 잠시 옛 추억을 들춰 보았습니다. 오늘로부터 딱 10년 전, 바로 이 이지요.

저는 99년부터 2000년 사이에 도메인 등록대행으로 처음 일을 시작했습니다. 때로 도메인을 싸게 사서 비싸게 되파는 사업이 아니냐 여쭙는 분들이 계신데 그건 도메인 브로커리지이고 도메인 등록대행이란 누구에게나 어떤 도메인이든 낮은 가격에 등록을 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회사를 말합니다. 땅으로 비유하자면 땅 투자자와 그들의 취,등록을 대행해주는 등기소의 역할이랄까요?

하지만 저도 개인적으로 도메인을 좋아했기 때문에 그 시절 수많은 도메인을 수집했습니다. 그 중에는 지금 좀처럼 구하기 힘든 세 글자 도메인도 몇 개 있고 고유명사나 기술표준과 관련된 닷컴(.com) 도메인도 꽤 됩니다. 그들 중 하나가 지금의 위자드닷컴(wzd.com)이지요.

도메인 사업을 마치며 등록시스템 통계툴을 보니 제가 등록대행한 도메인이 약 2만 개 정도가 됐습니다.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도메인만 200개가 조금 넘는 수준이 되었지요. 200개는 도메인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우스운 숫자입니다. 당시 주요 고객분들은 1,2천 개를 가지고 엑셀로 관리를 할 정도였으니까요.

사람이 자기 홈페이지 주소로 지어주려고 한 두 개쯤 등록하는게 일반적인 상황에서 그렇게 많은 도메인을 매일 보고 있으면 감각이 좀 둔해집니다. 때론 세 글자 이름이 눈 앞에서 '등록가능' 메시지를 띄우고 있어도 그냥 '누군가가 등록하겠지'하는 생각이 드는 날이 오지요. 이건 마치 다들 골드 러시에 혈안이 돼 서부로 몰려들던 19세기 중엽, 묵묵히 청바지를 만들어 팔던 레비 스트라우스와 같은 마음이 되는 겁니다. -아니, 오히려 레비가 그들보다 더 감각이 예민했던건가요? :)-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게 잊지 못할 도메인이 하나 있습니다. 금전적 가치도 전혀 없고 심지어 닷컴 도메인도 아니지만 제 인생을 송두리채 바꿔 놓은 도메인 하나. 바로 tokdo.co.kr 입니다.

저는 10년 전 오늘 도메인을 '독도사랑동호회'에 기증하며 혼자하던 소꿉장난을 마치고 자연스레 진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제 나이 도무지 뭐든게 어리둥절하던 열여섯이었지요.

그 사이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이제와 말이지만 정말 많은 사람들이 아직 인격으로보나 지혜로보나 무엇이든 성숙하지 못한 채로 세상에 나오게 된 저의 곁을 떠났고 그들이 겪은 여러 아픔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제가 조금이나마 둥글둥글해지고 단단해져서 동료들이나 업계 선배님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일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이 아니면 언제나 이 감사함과 미안함을 전할 수 있겠나 싶어 글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10년 간, 저와 함께했거나 스쳐 지나갔던 많은 분들께 어리디 어렸던 표철민이를 사람답게 받아들여 주시고 함께 일해 주시고 함께 웃어 주시고 때론 걱정해 주시며 이때껏 하루하루 배우는 삶을 살게 해주셨던 것에 깊이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론 여러분이 그렇게 믿고 때론 자기 희생까지 감수하며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아직 딱히 이렇다할 성공을 이루지 못한 것도 저는 사실 좀 송구스럽습니다. 하지만 젊어서 성공이 인생에서 조심해야 할 것 중 하나라는 말도 있으니 더 길게 보면 아직은 오히려 잘된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초년 성공을 이루고도 언제나 겸손하게 사시는 선배님들을 때면 이는 어디까지나 저의 자위(自慰)일 뿐이란 생각도 들지만 말입니다. :)

어쨌든 저도 언젠가는 성공할 날이 올겁니다.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인생의 여정 속에 제게도 기회가 오겠지요. 아마도 크고 작은 골짜기를 숱하게 드나들어야 할 겁니다. 하지만 그게 언제고 간에 적절한 때가 되면 지난 시간을 함께 했던 이들과 다같이 모여 이것이 모두에게 의미있는 여정이었다고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랄뿐입니다.

그러면 제가 그동안 만났던 사람들, 그리고 앞으로 만날 더 많은 사람들로부터 오로지 도움을 받기만 하고 배움을 얻기만 한 것 같은 그 큰 부채의식으로부터 조금이나마 자유로울 수 있겠지요. 그걸 조금 덜어놓기 전까지는 저는 언제나 뛰어야만 할 것입니다.

오늘은 인생의 첫 공판이 있었습니다. 소프트웨어 저작권에 둔감한 학내 벤처로 시작한 탓에 직원들이 복제 소프트웨어를 설치했다가 작년 말 한꺼번에 적발되었기 때문이지요. 우리 잘못을 그대로 시인하고 무려 6천여만 원을 지불했습니다. 공소는 물론 기각되었지요. 그럼에도 오늘 사기, 특수절도, 뇌물공여 등으로 구속된 분들과 함께 공판을 치렀고 수개월 마음 고생 하면서 또 많은 새로운 배움들을 얻었지요.

달에는 우리 회사에 계시다 다른 회사를 창업하신 대표님의 주식을 긴 우여곡절 끝에 모두 되사들였습니다. 이 역시 작년부터 시작해 모두 8천만 원이 들었지요.

둘 다 벤처기업에게 굉장히 큰 지출이지만 아마도 회사 역시 제 개인과 마찬가지로 크고 작은 골짜기를 하나씩 지나며 앞으로 천천히 전진하는 과정일겁니다. 회사가 이렇게 배워가고 성장하며 저도 크고 함께 하는 모든 분들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겠지요.

10년의 지난 시간이 제게 미친 영향이 정말 엄청난만큼 지금 함께 하고 있는 동료들, 그리고 앞으로 함께할 이들의 삶 역시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멀리 가서 돌아봤을 때 크게 변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고 저는 자신합니다. 그리고 또 이 길을 망설이는 많은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싶습니다. 매순간이 어렵지만 또 그만큼 많이 배울 수 있으니 말입니다.

지난 시간은 사실 좀 아픈 일들도 있었습니다. 허나 제가 겪은 아픔들이 진짜로 괴로운 분들에 비하면 정말 보잘 것 없는 것들이기에 저는 평소에 이런 말은 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정확히 10년 전의 독도 기사를 들추면서 문득 생각난 이름이 하나 있습니다.

김제의(金濟義). 제게 독도 도메인을 얼마에 파시겠느냐고 처음으로 전화를 걸어온 이입니다. 처음 독도사랑동호회 사무실에 가서 그 무너져가는 풍경을 마주했을 때에도 해맑게 웃으며 자리를 내어주던 이입니다. 사람들이 별로 신경도 안쓰던 독도 문제를 위해 자기 본업도 내어 놓고 일본을 규탄하는 집회에서 핏발을 세우던 그는 스물일곱. 이제 딱 저와 비슷한 나이의 청년이었습니다.

청년은 독도 문제와 민족 문제에 열을 내며 흔한 감투 하나 없이 '독도수호대 회원'의 이름으로 전국을 누볐습니다. 그런 그는 이제 여기에 없지만, 아무도 그의 부재와 존재 자체를 알지 못합니다. 마땅히 영웅 대접을 받을만해도 그러지 못한 이가 어디 한 둘이겠냐마는 적어도 독도 도메인으로 모든 삶의 변화를 맞았던 저 하나만큼은 마음 속 깊은 영웅으로 오늘 그를 기억하고 싶습니다.

그를 마지막으로 만난 날 그는 제게 화엄경을 선물했습니다. 저야 중3 학생이 내용을 이해할리 만무했을테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젊은 나이의 그는 심오한 화엄경의 어디가 좋았는지 궁금합니다. 어쨌든 오늘은 어디선가 찾은 그 화엄경의 한 구절로부터 우리가 앞으로 겪을 숱한 '잃음'이 곧 큰 '얻음'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하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여러분 다시금 지난 10년간 아무 것도 모르는 저를 보듬어 주시고 일일이 가르쳐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아직 터무니없이 부족하지만 선배님들과 동료들의 배움을 꾸준히 얻어가며 나중에 크게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은 강을 버려야 바다에 이른다.

- 故 김제의 님을 추도하며, 화엄경 中

안녕하세요, 루비콘게임즈 표철민입니다.

지난 4월 22-23일 양일간 역삼동 포스틸타워에서는 <모바일 소셜 네트워킹 컨퍼런스 2010> 행사가 열렸습니다. 저는 첫 최근 가장 핫 이슈가 된 소셜 게임에 대해 발표했는데요. 이번에는 준비를 하다보니 아직 소셜 게임 시장이 초기여서 제대로 된 기초 교재조차 하나도 없다는 생각에 조금 힘들어도 며칠 밤을 새어 자료를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작년 가을부터 소셜 게임을 주제로 발표해 자료들을 한데 묶고 이를 2010년 4월 22일 최신 수치와 이미지로 대부분 업데이트하여 이번에 공유드리게 되었습니다.

분량이나 내용이 조금 많아 제목을 어찌할까 하다가 소셜게임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개론적인 내용을 조금씩이나마 모두 담아놓았기 때문에 소셜 게임의 거의 모든 것」이라고 정했습니다. 「소셜 게임의 많은 것들」이라고 하려다 어딘지 어색해 그냥 좀 거창해 보이더라도 이렇게 부르기로 했습니다.

당연히 제가 아직도 모르는 부분들이 많을 것이고 시간이 지나며 추가로 다뤄야할 내용들이 생길테지만 '거의'라는 여지를 남겨둔만큼 저도 계속 공부하면서 필요하다 싶으면 분기에 한 번씩이나마 꾸준히 업데이트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점점 제목에 걸맞는 자료가 되겠지요. :)

사실 아직 저도 훌륭한 게임을 내놓지 못한 입장이라 이런 자료 공유가 좀 남사스럽지만^^; 그래도 국내에서 소셜 게임으로 제대로 꼴등 먹은-펀페이퍼- 경험은 아마도 저밖에 없을 것 같아서 뼈져린 실패로부터 배운 것들을 공유드리는 것이니 아무쪼록 소셜 게임을 연구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아직은 부족한 사람들이 모여 언젠가 반드시 세상이 즐기는 소셜 게임을 만들어 보이겠다'는 마인드로 천천히 우직하지만 앞으로 걸어가고 있는 한국의 소셜 게임 개발사, 루비콘게임즈에서 창업 후 첫 공개 채용 요즘 진행하고 있습니다. 바로 제가 꼴등 경험을 딛고 '제대로 한 부딪혀 보자'며 블로그를 통해 의지를 밝히고 새로 창업한 회사이지요. :)

저와 함께 엉덩이 부딪히며 일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이기도 하고 또 바닥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모두의 하루하루가 어제보단 나아졌다 는 만족감을 선사할 수 있는 회사이기도 합니다.

아무쪼록 여러분의 많은 지원과 주위로의 소개를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루비콘의 게임들이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들도 꾸준히 지켜봐 주시고요 ^^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표철민 올림


많은 분들의 요청으로 다운로드가 가능하시도록 올려두었습니다.
여기를 클릭하시면 위 자료를 받아가실 수 있습니다.
인용하실 때에는 원작자로 루비콘게임즈를 언급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3월 24일 SK 남산빌딩에서 있었던 제 14차 <MobileWebAppsCamp>에서 '모바일 소셜 게임의 가능성'에 대해 발표한 자료를 공유합니다.


루비콘게임즈
로써는 처음 한 발표라 감회가 새로웠는데요. 발표 시간이 15분밖에 안돼 내용이 비교적 간결했음에도 많은 분들께서 큰 응원을 보내 주셔서 마음으로 참 감사했습니다. 루비콘게임즈는 블로그를 통해 첫 창업 멤버를 모으는 실험적인 시작으로 출발해 현재 10여명의 멤버들이 불철주야 우리가 할 수 있는 게임부터 최선을 다해 만들고 있습니다.

새로 시작하는 부족한 팀이고 가난한 팀이며 저를 포함해 대부분이 게임에 대한 근사한 배경없이 말그대로 '공포의 외인구단'을 이루며 분투하고 있지만, 멤버들 모두의 하루하루가 어제보다 더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 하나를 행복으로 느끼며 오늘을 살고 있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루비콘이 처음부터 세상에 보이려 하는 것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할 대작은 아닙니다. 다만 우리가 혼자일 때는 못하던 것을 함께함으로써 조금씩 가능케 함이요, 우리 능력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부끄러움 없이 맨 바닥에서부터 만들어가며 회사와 거기 참여하고 있는 모든 멤버들이 함께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이기 위함입니다.

꿈은 원대하나 아직은 편한 마음으로 바닥부터 시작하는 루비콘 게임즈의 수줍은 출발과 그 과정속에 놓여질 게임들의 면면을 여러분께서 꾸준히 지켜봐 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고 앞으로 여러분들께서 들려 주시는 수많은 고견들이 우리의 외인구단에게는 정말로 필요합니다.

아무쪼록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또한 루비콘게임즈는 꾸준히 스스로 발전하며 끝내는 게임으로 역사를 이룰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루비콘게임즈 창업멤버 모집글에 밝힌 우리의 꿈을 찬찬히 음미해 보시고, 여기 공감하는 미래의 외인구단 멤버들의 망설임 없는 지원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표철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