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Archives: March 2012

역시 한발짝 떨어져서 봐야 보이는 것 같다. 그리고 반드시 시장에서 보아야 한다. 책상에서 상상으로가 아니라 눈 앞에 똑똑히 펼쳐진 시장에서..

그리고 오늘 느낀게 있다면 남이 나를 속으로라도 업신여기면 내게 느껴지는 것처럼 내가 남을 업신여기면 남도 그것을 분명히 느낀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시간에 쫓긴다는 이유로 툭툭 내뱉듯이 말하지 말자. 나중에 가서 푼다곤 하지만 다 기억에 사무치고 나쁜 감정으로 반드시 남는 일이다.

다시금 반성하자. 시간이 바쁘다고 생각없이 말하거나 섣부르게 행동하지 말자.

제품을 잃으면 다시 만들면 되고 회사를 잃으면 다시 세우면 되지만 사람을 잃으면 다 잃는다.

급할수록 돌아가라 했다. 내일은 그간 안밟고 지나친 돌다리를 차근차근 헤아려 보아야겠다. 일년 했는데 하루이틀 더 한다고 무엇이 그리 더 나빠지리요. 현실적이되 조바심내지 말자. 욕심부리진 않더라도 할일은 다하고 가자.

인간이 더 이상 기계의 힘을 거부할 수 있을까?

오늘 페이스북에 글을 하나 남겼다.

모든 안드로이드 디바이스를 Activation 할 때 반드시 동의해야만 하는 구글 개인정보취급방침을 보다보니 섬뜩하다.

Google이 공식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정보는 검색어는 물론이고 그 밖에

하드웨어 모델, 운영체제 버전, 고유 기기 식별자 및 모바일 네트워크 정보(전화번호 포함)와 같은 기기별 정보

전화 로그 정보(전화번호, 발신자 번호, 착신전환 번호, 통화 일시, 통화 시간, SMS 라우팅 정보 및 통화 유형)

기기 이벤트 정보(다운, 시스템 활동, 하드웨어 설정, 브라우저 유형, 브라우저 언어, 요청 날짜 및 시간, 참조 URL)

등등 되게 많다.(http://www.google.com/intl/ko/policies/privacy/ 참조)

그러나 안쓸 수가 없다. 내 정보를 몽땅 제공함으로써 사용자가 느끼는 효용이 두려움보다 클 때, 그리고 나 혼자 버티며 안쓰면 스스로 손해보게 될 때 결국 대부분 사람의 정보를 소유한 빅 브라더가 탄생하게 될 것이다.

역시 현재로서는 구글이 가장 유력하다. 결국 모든 인간사의 Raw Data가 수집되고 분석되면 인간의 삶은 지금보다 훨씬 편리해질테니 빅 브라더의 등장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닐 것이다. 다만 이제 여러 책임을 잘 관리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보통 일은 아니겠지만..

그랬더니 한 분이 이렇게 댓글을 남겨 주셨다.

보안도 문제겠지만… 이 모든 자료로 사람을 분석해 그 사람에 커스터마이징한다면 분명 편하겠지만 왠지 너무 기계적인 삶을 살지 않을까하는 생각입니다. 사람의 존재 가치에 대해 잠시 생각이 들어 적어 봅니다 ^^

전적으로 공감하는 이야기라 살포시 Like만 누르고 나왔지만 실은 이게 결코 쉬운 이야기가 아니다.

예컨데 언젠가 A 사람이 기계의 힘을 빌려 혼자 싸운 B에게 승리한다면, B가 다음 C와 싸울 때 기계의 힘을 빌리려 할 것이고 결국 언젠가 모두가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을 수가 없게 될 것이다. 우울하지만 자명한 일이다. 앞으로 기계 능력의 수용은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타인과의 경쟁에 승리하고 경제인구로 제 구실을 하기 위한 생존의 문제다.

우울하다면 정말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의 일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이를테면 예술, 창작과 같은 일들 말이다.

그 외에 현존하는 대부분의 직업은 기술의 수용이 선택의 문제는 아니게 될 것이다. 그것은 이미 현실이다. 스마트폰을 안가지고 다니는 동료나 친구에게 이미 우리는 ‘뒤쳐졌다’고 이야기하지 않는가.

앞으론 지금 그 스마트폰 자리에 로봇이 있을 수도 있고 우주선이 한 대씩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희한하게, 보면 어렸을 때 멋있는 말을 더 잘했던 것 같다. 나이가 나도 조금씩 들면서 그다지 멋진 구라는 잘 못치겠다. 요즘 어린 사장들이 참 멋진 구라를 치는 모습을 보면 멋있고 부럽기도 하고 또 큭큭 귀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론 과거의 내 모습이 좀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그러나 요즘 보면 정말 똑똑하고 실행력도 갖춘 훌륭한 젊은 대표가 몇 명 있는 것 같다. 확실히 똘똘한 스타트업의 시대는 맞는 모양이다.

남이사 무얼하든 나만 잘하면 된다. 나만. 다른 생각할 시간에 철저히 내 것만 고민하자. 남들이 다 떼로 뭉쳐 자기들끼리 밀어주고 끌어주고 할 때 나는 일단 내 것 잘 만들고 나름대로 적절히 판을 꾸리면 그만이다. 어느 누구에게든, 붙어 보지도 않고 미리부터 쫄지 말자.

몇몇 과거가 멋진 사람들이 화려한 자신들만의 파티를 벌이며 갈 때, 우리는 수십 수백의 민초들과 손잡고 한바탕 잔치를 벌이며 즐기며 가면 그만이다.

맨 처음처럼만 하자. 사람들과 함께 서비스를 개선시키며 솔직하고 우직하게 한 우물만 잘 파자.

Reference check이 정말 중요하다. 지원자의 전 직장이 나와 가깝든 멀든 충분히 연락이 닿을 수 있는 회사라면 꼭 한 번 연락해서 물어볼 필요가 있다. 얼마전 회사에 큰 해를 입히고 나간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내가 아는 회사에 취직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장한테 말해줘야 하나 싶은데 얼굴만 아는 사이라 그냥 두고 있다. 나도 앞으로는 아는 회사의 경우 꼭 Reference check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내게도 가끔 그런 연락이 오는데 겪은 바를 솔직하게 이야기 해준다. Reference check은 구직자에게도 좋고 회사에게도 좋다. 서로 fit이 맞는지를 양쪽을 서로 아는 사람이 조언해주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물론 주관적인 의견이므로 어디까지나 판단은 뽑는 사람이 하는 것일테고.. 어쨌든 참고용으로 많이 물어보는 것은 정말로 의미가 있다.

일요일 오후에 조용한 회사에 앉아, 새삼 내가 내 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던 데에 감사하는 마음을 느낀다. 아주 약간이라도 연결되는 순간 겉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는 곳이 있었다. 소식을 접하고 걱정과 위로, 응원을 보내주는 사람도 있었고 그 와중에 약간의 친분을 이용해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어 보려는 사람도 있었다. 여러모로 오래 있으면 있을수록 그만큼 사람에게 상처 받고 또 상처 줄 수 있는 곳이라는걸 깨달았다.

이제 나는 언제나처럼 일요일 오후의 여유로움을 즐길 수도 있고 더 이상 전화를 꺼놓을 필요도 없다. 나는 내가 있는 곳을 좋아하고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한다. 이 소중한 경험 덕분에 이제 나는 조금이라도 연결될 일이 있다면 더욱 단호하게 대처할 수 있는 지혜를 얻었다. 모든 경험은 소중하지만 이번 경험만큼은 정말 위태롭고 곤혹스러웠다. 그런 점에서 언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다시 내 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준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느낀다. 그들의 믿음 때문이라도 나는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다.

오랫동안 내가 막내 후배였는데 어느새 이제는 한 5-6년 전 내가 겪었던 것들을 지금의 잘나가는 젊은 창업자들이 똑같이 겪으며 성장해 가는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예전에 선배들도 나를 보며 이런 생각을 했겠구나 싶다.

그때는 몰랐다. 세상이 방방 띄워주니 혼자 하늘을 날았지. 그 모든 멋진 일들이 그저 나에게 처음이었을뿐인데 세상에서 처음이라 생각했다. 이미 선배들이 다 겪고 지나간 자리였는데 말이다.

아마 또 다시 방방 뜰 일이 생겨도 이제는 좀 더 조용히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사업 오래 하신 선배들의 내공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